성인 세 명 중 한 명이 지방간을 갖고 있다는 사실, 저도 처음 들었을 때는 '설마 나는 아니겠지'라고 흘려들었습니다. 술도 거의 마시지 않고, 고기도 자주 먹는 편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간은 아프다는 신호를 잘 보내지 않습니다. 증상이 없다는 게 건강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걸, 이번에 제대로 실감했습니다.증상 없음 — 간이 조용한 이유피곤할 때 "이게 다 간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분들을 주변에서 자주 봅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오후만 되면 몸이 축 처지면 자연스럽게 간을 떠올렸으니까요. 그런데 의학적으로 피로와 간 기능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피곤하다고 해서 간이 나쁜 것도 아니고, 피곤하지 않다고 해서 간이 건강한 것도 아닌 셈입니다.간이 조용한..
림프 부종 환자 중 일부는 패혈증 직전까지 가고도 처음엔 "단순 부기"로 넘겼습니다. 저도 이 이야기를 접하기 전까지는 저녁마다 양말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도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 '설마'가 쌓이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실제 환자들의 사례가 너무 구체적으로 보여줬습니다.단순 부기라고 넘긴 시간이 쌓이면 생기는 일일반적으로 다리가 붓는 건 오래 서 있거나 짠 음식을 먹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저녁이면 발이 퉁퉁 부어 신발이 조이고, 집에 와서 다리를 올려두면 다음날 아침엔 사라지니까 그게 자연스러운 몸의 리듬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제가 여러 건강 사례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건, 그 '사라지는 부기'가 사실은 림프계(lymphatic ..
우리 몸 면역세포의 약 70%가 장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면역력을 챙긴다며 비타민이나 홍삼을 찾으면서도, 정작 면역의 중심인 장은 배 안 아프면 그냥 넘겼으니까요. 장 건강이 소화 문제를 넘어 우울증, 파킨슨병, 심지어 대장암과도 연결된다는 사실은 뒤늦게야 알게 됐습니다. 면역 최전선, 장이 무너지면 몸 전체가 흔들린다장이 단순히 음식을 분해하는 통로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글을 쓰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장은 길이 7m에 달하는 소장에서 영양분의 대부분을 흡수하고, 대장에서 수분을 거두어 대변을 만들어 배출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함께 들어온 세균,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를 막는 방어막 역할도 동시에 수행합니다.장 표면 아..
40대를 앞두고 계단 몇 층만 올라가도 예전보다 숨이 차다 싶었을 때, 저는 그냥 나이 탓이라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30대 중반부터 조금씩 진행되는 근감소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을요. 근육은 운동선수에게나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의 인식이 완전히 바뀐 계기였습니다. 근육감소는 노인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솔직히 처음엔 근감소증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었습니다. 뭔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근감소증(Sarcopenia)이란 근육량과 근력, 근 기능이 함께 떨어지는 질환입니다. 여기서 '근 기능'이란 단순히 힘이 세고 약한 것을 넘어서 보행 속도..
한국인 성인의 비타민 D 혈중 농도 평균은 20ng/mL 내외로, 의학계에서 권장하는 30ng/mL에 한참 못 미칩니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던 날, 저도 처음으로 이 숫자를 제대로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그게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검사 수치, 낮으면 무조건 큰일 날까건강검진 결과를 받았을 때 비타민 D 수치가 정상 기준보다 낮게 표시돼 있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꽤 당황했습니다. '뼈가 약해지는 건 아닐까', '면역력이 떨어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으니까요.그런데 조금 더 찾아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현재 국제 의학계에서는 비타민 D의 적정 혈중 농도 기준을 두고 논쟁이 한창입니다. 미국 소화기·연소 관련 학회에서는 30ng/mL 이상을 권장하지만..
몸이 찌뿌둥하거나 피로가 쌓일 때마다 저도 한동안 영양제부터 찾았습니다. 항산화제, 오메가3, 비타민C까지 챙겨 먹으면서 '이 정도면 됐지' 싶었는데, 건강검진 수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건, 염증을 없애려는 시도 자체가 방향부터 틀렸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염증은 적이 아니라 내 몸이 스스로를 지키는 방어 시스템이고, 문제는 그 시스템이 잘못된 방향으로 장기간 과부하될 때 생깁니다.착한 염증: 몸속 상남자들의 전쟁터'염증은 무조건 나쁘다'는 말을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염증 반응이 완전히 사라지면 사람은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이건 과장이 아니라 면역학적 팩트입니다.염증 반응의 핵심 주체는 선천 면역(Innate Immunity)입니다. 선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