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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대동맥 질환 (통증 감별, 대동맥류, 혈관 건강)

by richman21 2026. 7. 15.

걸을 때마다 다리가 저리고 아프면 대부분 "허리 디스크겠지" 하고 넘깁니다. 저도 솔직히 그랬습니다. 그런데 건강 프로그램에서 오랫동안 척추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았던 환자의 실제 원인이 복부 대동맥 폐쇄였다는 사례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다리 통증의 원인이 혈관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복부 대동맥류는 증상조차 없이 파열 직전까지 자라날 수 있다는 사실을 데이터와 함께 정리해 봤습니다.

 

통증 감별: 다리가 아프면 허리보다 혈관을 먼저 의심해야 할 때

제가 이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통증의 '패턴'이 진단의 단서가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어디가 아프냐가 아니라, 언제, 어떤 조건에서 아프냐를 따지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혈관 질환으로 인한 다리 통증은 전형적으로 '간헐적 파행(intermittent claudication)'이라는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간헐적 파행이란, 일정 거리를 걸으면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생기고, 잠시 멈춰 쉬면 빠르게 사라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혈관이 좁아져 있으면 걷는 동안 근육이 필요로 하는 혈류를 공급하지 못하다가, 멈추면 수요가 줄어 통증이 가시는 원리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증상이 거의 매일, 비슷한 거리에서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반면 척추 질환에서 오는 다리 통증은 훨씬 변동성이 큽니다. 어떤 날은 멀쩡하다가 어떤 날은 조금만 걸어도 힘들고, 걷지 않더라도 특정 자세—옆으로 눕거나 허리를 구부리거나—를 취하는 것만으로 통증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이 '자세 의존성'이 척추 질환과 혈관 질환을 구분하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환자는 수년간 정형외과와 신경외과를 전전했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복부 대동맥부터 다리로 내려가는 장골동맥(iliac artery)—골반 양쪽으로 갈라지는 혈관—까지 혈전으로 꽉 막혀 있었습니다. 발목에서 측정한 혈류가 정상의 40% 수준이었고, 발가락에서는 맥박 자체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수술 후에는 110~120%로 완전히 정상화됐습니다. 이 수치 하나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 혈관성 다리 통증: 일정 거리마다 반복, 쉬면 빠르게 소실, 매일 비슷한 패턴
  • 척추성 다리 통증: 날마다 다르고, 자세 변화만으로도 유발, 걷지 않아도 아플 수 있음
  • 발이 차갑거나 발목 맥박이 약하다면 혈관 질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의심해야 함
요약: 다리 통증이 '걸을 때마다 일정하게, 쉬면 사라지는' 패턴이라면 척추보다 혈관 폐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대동맥류: 아무 증상 없이 9cm까지 커진 시한폭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복부 대동맥류(abdominal aortic aneurysm, AAA)—복부를 지나는 대동맥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질환—가 증상도 없이 거의 9cm까지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이 그랬습니다. 정상 복부 대동맥의 지름은 평균 2cm 내외입니다. 그게 9cm 가까이 늘어났는데 환자는 배를 눌렀을 때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진다는 것 외에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었습니다.

파열 위험성은 크기에 따라 급격히 올라갑니다. 4cm까지는 파열 위험이 거의 없지만, 6cm를 넘으면 1년 내 파열 가능성이 15%, 8cm에 이르면 무려 50%까지 치솟습니다. 그리고 파열되는 순간 생존율은 약 10% 수준에 불과합니다. 반면 파열 전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0% 이상입니다. 이 숫자의 간격이 이 질환의 무서움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또 하나 제 눈길을 끈 부분은 진단 경로였습니다. 스스로 증상을 느끼고 찾아오는 환자는 전체의 10%도 안 됩니다. 나머지 90% 가까이는 다른 이유로 영상 검사를 하다가, 혹은 건강검진 중에 우연히 발견됩니다. 다시 말해 '별로 아프지 않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착각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두 번째 환자는 복부 대동맥류가 9cm 가까이 커지면서 대동맥이 한쪽으로 90도 가까이 꺾여 있었습니다. 개복 없이 대퇴부에 작은 구멍을 내어 인조 혈관 스텐트(endovascular stent graft)—혈관 안에 삽입하는 인조 혈관 형태의 보강 장치—를 넣는 혈관 내 시술(EVAR)로 치료를 마쳤습니다. 출처: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따르면 EVAR는 개복 수술 대비 회복 기간이 짧고 감염 합병증 위험이 적어 현재 가장 많이 선택되는 치료법입니다. 국내에서도 2020년 기준 복부 대동맥류 환자의 약 80%가 개복 수술 대신 인조 혈관 스텐트 시술을 받는 추세입니다.

반면 혈전으로 혈관이 완전히 막힌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막힌 대동맥을 잘라내고 거꾸로 된 Y자 모양의 인조 혈관을 복부 대동맥과 양쪽 장골동맥에 연결하는 복부 대동맥 인조 혈관 치환술이 필요합니다. 수술 중 대동맥을 완전히 차단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이 크고, 신장 동맥 위로 혈류를 막는 시간이 1시간을 초과하면 신장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어 수술팀이 최단 시간 내에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입니다.

요약: 복부 대동맥류는 증상이 없어도 8cm에서 1년 내 파열 가능성이 50%에 달하며, 파열 전 발견 시 생존율 90% 이상이지만 파열 후에는 10%로 떨어집니다.

 

혈관 건강: 위험요인 관리와 조기 검진이 전부입니다

제가 이 내용을 보면서 가장 오래 생각한 부분은 사실 수술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아프지 않아서 몰랐다"는 환자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혈관은 조금씩 망가지는 동안 아무 신호도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면 증상이 없을 때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원칙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복부 대동맥류와 대동맥 폐쇄 모두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힙니다. 프로그램에 등장한 두 번째 환자도 젊은 시절 소주를 열 병씩 마시고 담배를 많이 피웠다고 했습니다. 출처: 미국 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는 65세 이상 남성 흡연자에게 복부 대동맥류 초음파 선별 검사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습니다. 담배와 혈관 질환의 연결고리는 생각보다 훨씬 직접적입니다.

다만 이 지점에서 저는 한 가지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극적인 사례를 보고 나면 "다리가 조금만 아파도 혈관이 문제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생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다리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여전히 근육 피로나 척추 질환입니다. 모든 다리 통증을 혈관으로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정리한 '간헐적 파행' 패턴이 반복되거나 발이 차갑고 피부 색깔이 달라지는 등 혈관 징후가 뚜렷할 때 혈관외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적절합니다.

혈관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사실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금연, 혈압·콜레스테롤 수치 관리,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이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예방입니다. 그리고 50대 이상이거나 흡연 이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제 경험상 건강검진 항목을 고를 때 혈관 쪽은 의외로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내용을 보고 나서 저도 다음 검진 때는 꼭 포함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요약: 흡연·고혈압·고지혈증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혈관 영상 검사가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걸을 때 다리가 아픈데, 혈관 문제인지 허리 문제인지 어떻게 구별하나요?

A. 핵심은 통증의 패턴입니다. 매번 비슷한 거리를 걸으면 같은 부위가 아프고, 잠시 멈추면 빠르게 사라진다면 혈관 폐쇄로 인한 간헐적 파행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날마다 증상이 다르거나 특정 자세에서 더 아프다면 척추 질환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가지가 겹칠 수도 있으므로 반복 증상이 있다면 혈관외과 진료도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복부 대동맥류는 어느 크기부터 수술해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 복부 대동맥류 지름이 5~5.5cm를 넘으면 치료를 고려하고, 6cm 이상이면 파열 위험이 높아 적극적인 시술 또는 수술이 권장됩니다. 8cm에 이르면 1년 내 파열 가능성이 50%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발견 즉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크기뿐 아니라 빠르게 커지고 있는지, 증상이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Q. 인조 혈관 스텐트 시술과 개복 수술 중 어떤 게 더 좋은가요?

A. 혈관 내 인조 혈관 스텐트 시술(EVAR)은 개복이 필요 없어 회복이 빠르고 감염 위험이 낮습니다. 국내에서는 전체 복부 대동맥류 치료의 약 80%가 이 방법으로 이루어질 만큼 주류입니다. 다만 혈관의 해부학적 구조가 시술에 적합하지 않거나 이미 혈전으로 완전히 막힌 경우에는 개복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는 CT 혈관 조영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의가 결정합니다.

 

Q. 복부 대동맥류 검사는 어떻게 받을 수 있나요?

A. 가장 간단한 1차 검사는 복부 초음파입니다. 방사선 노출 없이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선별 검사로 많이 활용됩니다. 의심 소견이 나오면 CT 혈관 조영 검사(CTA)로 크기와 형태를 정밀하게 파악합니다. 65세 이상 남성이거나 흡연 이력이 있는 경우, 건강검진 시 복부 초음파를 선택 항목에 추가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Q. 복부 대동맥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A. 완전한 예방은 어렵지만 위험을 낮추는 방법은 분명합니다. 금연이 가장 중요하고,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약물과 생활 습관으로 꾸준히 조절하는 것이 그다음입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도 혈관 탄성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이미 소동맥류가 있다면 정기적인 추적 초음파 검사로 크기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이번 내용을 정리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몸이 아프지 않다'는 사실이 혈관이 건강하다는 증거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복부 대동맥류는 9cm 가까이 부풀어도 통증 없이 지낼 수 있고, 복부 대동맥 폐쇄는 수년간 척추 질환으로 오해받을 만큼 증상이 애매합니다. 두 질환 모두 '발견 타이밍'이 생사를 가릅니다.

앞으로 다리 통증이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된다면 저는 혈관 가능성을 함께 따져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흡연 이력이 있거나 혈압·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한 번쯤 받아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겁을 주려는 게 아니라, 조기 발견이 곧 완치에 가까운 결과로 이어지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fdaImD6d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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