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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영양제를 한 줌씩 챙겨 먹으면서 '이 정도면 건강 관리는 되고 있겠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오메가3에 비타민, 가끔은 콜라겐 제품까지 꼬박꼬박 챙겼는데, 막상 건강검진 결과는 매년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뇌졸중 전문의의 인터뷰를 보고 나서야 제가 건강 관리의 방향 자체를 잘못 잡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비싼 영양제가 효과 없는 이유, 소화부터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콜라겐 영양제를 먹으면 피부에 콜라겐이 그대로 쌓인다고 믿었습니다. 광고가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근데 이건 우리 몸이 소화하는 방식을 완전히 무시한 생각이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지방은 지방산으로 분해된 뒤에야 흡수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콜라겐, 글루타치온, 알부민 같은 단백질 계열 영양제도 예외가 없다는 점입니다. 모두 아미노산으로 쪼개져서 흡수됩니다.
글루타치온(Glutathione)이란 우리 몸의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간 해독과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성분입니다. 그런데 이걸 먹으면 위장에서 분해되면서 결국 아미노산인 글루탐산(Glutamic Acid) 형태로 흡수됩니다. 글루탐산은 다름 아닌 MSG의 주성분입니다. 제가 처음 이 설명을 들었을 때 꽤 당황했습니다. 비싼 글루타치온 제품이랑 MSG랑 결국 비슷한 경로로 소화된다는 얘기니까요.
알부민(Albumin)도 마찬가지입니다. 알부민이란 혈액 속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단백질로, 간이 만들어 내며 영양 상태와 직결되는 성분입니다. 간 질환 환자에게는 주사제로만 처방될 만큼 중요한 성분인데, 이걸 먹는 형태로 섭취하면 소화 과정에서 다 분해됩니다. 먹으면 분해되기 때문에 주사로 투여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영양제들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임산부나 만성질환자, 고령자처럼 정상적인 식사가 어려운 분들에게는 종합 영양제가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세 끼 밥 잘 먹으면서 광고만 보고 고가 영양제를 사 모으는 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콜라겐·알부민·글루타치온은 모두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됩니다
- 일반 건강인은 비타민 D와 오메가3 외에 대부분의 영양소를 식사에서 충분히 섭취합니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 특수 상황(임산부 엽산, 다이어터 종합비타민 등)은 예외입니다
동맥경화는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저도 한때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그 장면처럼요. 아침에 화장실에서 쓰러지거나, 갑자기 말이 안 나오는 그런 장면 말입니다. 그런데 전문의의 설명을 들으니, 그 순간은 오랜 시간 몸이 준비해 온 결과라는 게 더 무서웠습니다.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이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과 각종 지방 성분이 쌓이면서 혈관이 점점 딱딱하고 좁아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 변화가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두통이 있다고, 어지럽다고 동맥경화가 있는 게 아닙니다. 증상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전문의가 "장전된 총"이라는 비유를 썼는데, 제가 들은 설명 중에서 가장 직관적이었습니다. 동맥경화가 진행된 상태가 총알이 장전된 상태라면,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이 뇌졸중 발병입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 비만, 심방세동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이미 1단계라고 봐야 합니다.
동맥경화 여부를 가장 저렴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경동맥 초음파입니다. 경동맥 초음파(Carotid Ultrasonography)란 목 혈관의 두께와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로, 동맥경화증이 전신 혈관에 진행됐는지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몇만 원 수준의 비용으로 받을 수 있고, 2년에 한 번 정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간단한 검사 하나를 미루는 게 결국 더 큰 문제로 이어지더라고요.
또 한 가지 기억에 남은 건 일과성 허혈성 발작(TIA, Transient Ischemic Attack)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TIA란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30분 이내에 스스로 뚫리면서 증상이 사라지는 상태입니다. 한쪽 팔다리가 갑자기 마비됐다가 풀리거나, 말이 안 나왔다가 회복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게 뇌졸중의 유일한 전조 증상이고, 48시간 내 재발 확률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증상이 풀렸어도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출처: 대한뇌졸중학회).
혈압·혈당·LDL, 숫자를 직접 아는 것이 시작입니다
예전에는 건강검진을 1년에 한 번 받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검진 결과지를 받아도 숫자들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고, 이상 없음이라는 말 한 마디로 결과를 덮어두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꽤 무감각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바꾼 건 혈압 측정 방식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재는 혈압은 생각보다 부정확합니다.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긴장을 유발해서 평소보다 약 15mmHg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백의 고혈압이라고도 부릅니다. 집에서 안정된 상태로 측정하는 게 훨씬 정확합니다. 제가 직접 해봤더니 병원에서 잰 수치보다 집에서 잰 수치가 일관되게 낮게 나왔습니다.
집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는 요령이 있습니다. 밥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2분 정도 조용히 앉아 있다가, 팔뚝 혈압계를 심장과 같은 높이에 놓고 측정합니다. 한 번 재고 나서 바로 확인하지 말고, 한 번 더 측정한 두 번째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 게 더 정확합니다. 기준은 130/80mmHg입니다.
혈당은 매일 측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연속 혈당 측정기처럼 비싼 장비보다, 건강검진 때 당화혈색소(HbA1c)를 확인하는 것이 더 유용합니다. 당화혈색소란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6.5%를 넘으면 당뇨로 진단되고, 7.0%를 넘으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저도 이 수치를 처음 제대로 확인했을 때 '그냥 정상'이 아니라 경계선에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 이후로 탄수화물 섭취를 조금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콜레스테롤은 여러 수치 중에서 LDL 콜레스테롤(Low-Density Lipoprotein)만 집중해서 보면 됩니다. LDL 콜레스테롤이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며,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성분입니다. 160mg/dL 이상이면 고지혈증으로 보고, 130mg/dL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잡으면 됩니다. 수치가 나쁘게 나왔다면 약을 바로 쓰기보다 체중 감량과 유산소 운동을 두 달 실천한 뒤 다시 측정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 혈압: 집에서 팔뚝 혈압계로 측정, 기준 130/80mmHg 이하
- 혈당: 연 1회 당화혈색소 확인, 6.5% 미만 유지 목표
- 콜레스테롤: LDL 수치만 집중 관리, 130mg/dL 이하 목표
- 경동맥 초음파: 2년에 한 번, 동맥경화 진행 여부 확인
자주 묻는 질문
Q. 콜라겐 영양제 먹으면 피부에 효과 없나요?
A. 먹는 콜라겐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됩니다. 피부 콜라겐으로 그대로 전달되지 않고, 우리 몸이 필요한 곳에 재조합해서 씁니다. 결국 닭가슴살을 먹는 것과 소화 경로가 동일합니다. 피부 관리에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차라리 자외선 차단과 수분 섭취가 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Q. 뇌졸중 전조 증상 두통이나 어지럼증 아닌가요?
A. 일반적으로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뇌졸중 전조 증상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진짜 전조 증상은 한쪽 팔다리 마비, 말이 갑자기 안 나오거나 못 알아듣는 증상이 10~30분 내에 생겼다가 사라지는 경우입니다. 이를 일과성 허혈성 발작(TIA)이라고 하며, 증상이 풀렸더라도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Q. 오메가3는 먹어도 되나요, 먹어도 의미 없나요?
A. 오메가3는 신경세포 기능에 필수적인 지방 성분으로, 해조류와 해양 동물에 주로 들어 있습니다. 해산물을 자주 먹는 편이라면 식사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생선이나 해조류를 거의 먹지 않는 편식이 심한 경우라면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과잉 섭취해도 우리 몸이 조절하는 편이지만, 중성지방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정량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Q. 담배랑 술 중에 뭐가 더 건강에 나쁜가요?
A. 의학적으로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담배가 더 해롭습니다. 담배 연기에는 1,000가지 이상의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폐를 통해 거의 직접 혈액으로 흡수됩니다. 반면 알코올은 위장관을 통해 흡수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방어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단, 나이가 들수록 알코올이 뇌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므로, 나이 들어서도 음주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결론
이번 내용을 정리하고 나서 제 아침 루틴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영양제를 한 줌 집어 드는 대신, 혈압계를 꺼내 측정하고 건강검진 결과지를 다시 꺼내 LDL 수치를 확인하게 됐습니다. 뭔가를 추가하는 것보다, 내 몸 상태를 숫자로 아는 것이 먼저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건강 관리는 비싼 영양제나 특별한 식품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혈압 130, 당화혈색소 6.5%, LDL 130 이 세 숫자를 스스로 알고 관리하는 것, 그리고 2년에 한 번 경동맥 초음파로 동맥경화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 이 정도면 뇌졸중과 심근경색 예방에 있어 꽤 많은 부분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구체적인 숫자 목표가 생기고 나서부터 막연한 불안이 줄어들었습니다.